지난 6월 2일부터 6일까지 중국 산동성 옌타이(煙臺)시에 있는 루동(魯東)대학 한국어학과와 웨이하이(威海)시 '중한문화교류중심(中韓文化交流中心)'의 초청으로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쓰타오(石島)시에 있는 법화원(法華院) 등을 탐방하였다.
엔타이와 웨이하이는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밖에 안 걸리는 매우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한국과 기후가 비슷하고 사람들 기질도 한국인과 잘 통하는 점이 있다고 한다. 또 이곳은 삼성·LG·대우조선 등 대기업의 진출로 인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고, 지리적으로도 한국과 가까워 교류가 매우 활발하다. 필자를 초청한 루동대 한국어학과 런샤오리(任曉禮) 교수에 따르면 칭타오(靑島)에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어 이 지역과 분위기가 다르다고 한다.
옌타이에는 루동대학과 옌타이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설치되어 있고, 웨이하이에는 산동대학 웨이하이분교에 한국학을 전문으로 하는 대규모 단과대학인 한국학원이 설치되어 있다. 그만큼 한국학 연구와 교류가 활발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방문 당일 루동대학 외국어학원 건물 기둥에 붙어있는 '직업 한국어능력 고시(OK-TEST)' 포스터는 이 지역에서 차지하고 있는 한국어의 위상을 말하여 주는 듯 했다.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공동번영과 평화를 달성해야
도착 첫날인 6월 2일 '근현대 한중관계의 검토와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였다. 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청각 교실은 150여 명의 학생들로 꽉 찼다. 강연 후 중국학생들과 질의 및 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유창한 한국어 실력이 돋보이는 학생들이 많았다. 대체로 한국어 전공 학생들은 취직이 잘 되는 편으로 한국어 전공의 인기가 상당하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 관련 기업에 취직하거나 한국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한·중관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6월 5일 중한문화교류중심의 안내로 산동성의 동쪽 끝에 있는 쓰타오의 적산 법화원을 방문하였다. 법화원은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장보고(張保皐) 대사의 활동 근거지로 유명한 곳이다. 법화원은 장보고 뿐만 아니라 일본의 입당 구법승 엔닌(圓仁) 관련 시설, 그리고 중국의 '적산명신(赤山明神)' 대불과 법화탑(法華塔) 등을 함께 조성하여 대규모 관광단지로 개발한 곳이었다. 엄청난 규모로 중국 지방정부 당국의 '볼거리' 마련과 관광자원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이 중국인들에게도 꽤 많이 알려졌는지 한국인 관광객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훨씬 많았다.
중한문화교류중심의 청웨이민(程偉民) 부비서장과 리쩌타오(李澤濤) 연구원, 웨이하이시 사회과학계연합회 부비서장 겸 연구원 왕짠(王健) 선생 등과 한·중관계 전반에 대해 꽤 심층적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향후 한·중관계가 동북아의 안정과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하였다.
내년이면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이한다. 한·중 양국은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서로 간의 교류와 상호이해를 돈독히 하여 공동번영과 평화를 달성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