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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청소년들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 인식 제고를 위한영어 역사 인권 캠프
  • 신혜연 'Over HER Tears' 프로젝트 조직위원장

영어 역사 인권 캠프 기획과 운영까지의 과정

본 영어 역사 인권 캠프는 AIESEC(국제리더십학생협회)가 기획하였다. AIESEC의 회원들은 리더십, 월드이슈, 경영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113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비영리 학생자치단체이다. AIESEC은 청년들의 잠재력을 계발하여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리더를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AIESEC에서의 활동 중 하나가 세계적 이슈를 주제로 6주 이상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해당 캠프도 일본군 '위안부' 역사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6주 글로벌 프로젝트 구성 중 하나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 중 일부가 살고 계시는 필리핀의 AIESEC 친구들과 함께 해당 주제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하였다. 필리핀 친구들과 수 차례 회의를 거쳐 만들어진 프로젝트의 큰 틀이 만들어진 후에 한국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조직할 팀을 모집했고, AIESEC Korea(아이섹 코리아)에 속해 있는 AIESEC 이화여자대학교와 AIESEC 서울여자대학교 친구들이 함께 하게 되었다. 'Over HER Tears' 프로젝트의 다양한 6주 콘텐츠들 중에 하나가 영어 역사 인권 캠프이다. 이 캠프의 대상은 중·고등학생들이었고 이들에게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고, 해당 문제를 대한민국에 한정 지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생각 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대학생들이나 일반인들이 아닌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이들이 훗날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세대들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영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제는 글로벌시대이고, 앞으로는 국내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더 많은 국가의 사람들과 소통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고, 특히 이 주제가 대한민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나라가 관련된 문제이며 이 문제를 더 많은 나라에게 알리고 공감시켜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청년들이 한국어 뿐만 아니라 영어로도 이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대학생 인턴들과 함께하고자 했다. 이러한 행사를 조직하기 위해서 약 5개월 동안 쉬지 않고 준비해왔다. 그 결과로 본 캠프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캠프의 주관은 AIESEC Korea 이고, 주최는 'Over HER Tears' 프로젝트 팀과 정대협 산하 청소년 동호회인 '햇담' 고등학생 친구들이 함께 맡아 진행하였다. 그리고 해당 캠프를 진행할 수 있게 나눔의 집과 동북역사재단에서 큰 도움을 주었다.

영어 역사 인권 캠프의 일정

영어 역사 인권 캠프는 1월 29일(화)부터 30일(수)까지 1박 2일 동안 진행되었다. 첫 날 아침에 종합운동장에 집합 하였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명단 체크 후에 버스가 출발 하였다. 지각할 줄 알고, 30분 이른 시간으로 집합시간을 공지했었는데, 한 명도 빠짐없이 제 시간에 모두 왔다. 첫 출발부터 기분이 좋았다. 친구랑 온 참가자들은 옆의 친구들과 정신없이 이야기하느라 바빠 보였지만, 몇몇의 친구들은 혼자 와서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중·고등학생 친구들을 보니, '아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착하자마자 '나눔의 집ʼ 선생님들께 인사드리고, 참가자들과 함께 수련관으로 모였다. 버스에서 미리 알려준 조 별로 앉아 조이름과 조 구호를 정했다. 그 후에 영어 역사 인권 캠프에 참가자들을 환영하며, 이 캠프를 준비한 목적 설명 및 조직위원회인 AIESEC Korea 'Over HER Tears' 프로젝트 팀과 '햇담'이 참가자들에게 인사를 함으로써 캠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캠프는 나눔의 집 소장님의 강연으로 시작하였다. 이를 시작으로 밤 10시 30분까지 계속 다양한 세션들이 진행되었다. 특히 '햇담'은 모두 고등학교 친구들인데도 정말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실에 대한 관심과 진정성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을 보면 기특하기도 하고 내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한다.

세션들을 진행하면서, 처음에 느낀 것은 생각보다 중·고등학생들이 진지한 태도로 본 캠프에 참가했다는 사실이다. 오전에는 캠프에 오기 전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본 캠프에 참가하러 온 것이 아닐까, 봉사시간 혹은 생각 없이 친구나 부모님의 권유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했다. 하지만 점심 식사 이후에 참가자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추운 날씨에도 적극적으로 미션을 수행하러 조별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들은 내용과 느낀 바를 계속 적어 내려가는 친구들, 할머님들의 조그마한 목소리로 하시는 말씀 하나하나 귀 기울여 들으려고 노력하는 친구들, 눈물을 글썽이던 친구들, 보다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던 친구들을 보았다. 왠지 모르게 뿌듯하고 벅차올랐다. 저녁 식사 후, 'Be Our Envoy' 세션이 진행되었다. 이 세션은 참가 학생들이 사절 특사가 되어, 서로 다른 문화 배경을 지닌 외국인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관련 사실을 설명·이해시키고, 이에 공감시켜 한국의 역사 인식 제고를 위한 역사관 건립 후원 계약사인을 받아내는 세션이다. 조별로 모여 앉아 계약 사인을 받아내기 위한 전략들을 짜고 이를 토대로 외국인 인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참가자 친구들을 보았다. 그리고 유창하지 않은 영어실력이지만, 열심히 자신과 같은 조 친구들과 함께 사전을 찾아가며 설득하는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우리 대학생 조직위원회 모두 '이 친구들이 정말 사회에 나갔을 때, 큰 역할을 하겠구나, 우리는 중·고등학생 때 이런 활동에 참여 안하고 뭐했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쉬는 시간도 짧게 주고 많은 양의 세션들을 단 시간 내에 해낸 참가자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잘 따라와줘 참 고마웠다.

날이 밝고 이튿날이 되었다.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서울에 있는 일본 대사관 앞으로 향했다. 어제 할머님들께 드리려고 썼던 편지 하나하나를 모은 피켓들을 들고 수요시위에 참여했다. 첫번째 날에 배웠던 '바위처럼' 노래가 나와서 다 함께 춤추고 싶었으나, 발 디딜 곳도 없어서 아쉽게도 춤추진 못했다. 하지만 수요시위에서도 흩어지지 않고 앞에서 진행하는 내용에 귀 기울여 경청하려는 모습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앞으로 캠프의 역할과 미래를 기대하며

앞으로 바라는 점은 본 캠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앞으로 계속 운영되기 위해서는 더 발전시켜야하는 부분들도 있다. 첫번째, 참가자를 단순히 해당 역사적 사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이 아닌, 좀 더 세분화 한모집이다. 그래야 참가한 대다수의 사람들의 수준에 맞는 콘텐츠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번째, 더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인턴들의 절대량 증가이다. 이번에 외국인 인턴 친구들은 3명(페루1명, 중국 2명)인데, 참가자들은 40여 명이 되다 보니, 직접적인 소통보다는 '일대다.의 소통이 많았다. 더 다양하고 많은 외국인 인턴의 수는 참가자들이 보다 글로벌적인 시야를 가지게 하고 사고하게 하게 하는데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고, 보다 영어를 사용하는 분위기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