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은 지난 7월 9일 숙명여자대학교에서 한중 대학원생 논문경시대회 수상식을 가졌다. 한국 및 중국 대학원생이 한 조로 짜여진 팀별 논문경시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한 팀 두 학생(유성, 최은실)의 중국탐방기를 싣는다. 두 학생은 수상 이후 중국을 방문했다. 이 글은 중국을 대하는 신선하고 밝은 양국 젊은이들의 시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편집자 주
우리 팀은 한중우호협력 논문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결과 7월 22일부터 27일까지 5박 6일간의 중국역사문화탐방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에따라 우리 팀은 중국의 유적지나 문화재를 둘러보는 동시에 개혁개방 이후 발전된 사회상을 두루 살펴보려고 여행일정을 세웠다. 이를 통해 중국의 어제와 오늘과 만나, 중국에 대한 이해를 더욱 심화하고자 하였다. 또한 여행을 중국과 한국이 공유할 수 있는 점, 상호이해가 가능한 점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 스스로 한중 상호교류에서 가교가 될 기반을 다지고자 했다. 우리 팀의 탐방계획은 홍콩-상해-남경 코스로 이루어졌고, 도시별로 이틀 정도로 탐방일정을 나누었다.
홍콩탐방
7월 22일 아침 우리 팀은 서울의 폭우 속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부푼 기대, 설렘, 그리고 약간의 긴장속에서 탐방 동안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게 될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홍콩에 도착하였다. 홍콩은 우리 팀이 예전부터 가장 가고 싶어 했던 여행지 중에 하나였다. 홍콩은 아름다운 야경, 그리고 쇼핑의 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팀에게 홍콩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조금 달랐다. 먼저, 중국에 편입되기 이전에 홍콩이 가지고 있는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또 '중국으로의 귀환' 이후 어떤 삶의 양식을 유지하고 있는가가 궁금했던 것이다. 현재 다른 중국의 도시들과의 차이점, 그리고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실시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홍콩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2층 버스, 빼곡한 고층건물, 우측통행, 복잡하지 않지만 편리하게 설계된 지하철, 이러한 것들이 처음 홍콩에 도착해서 느꼈던 느낌이었다. 빼곡하게 늘어서있는 아파트 및 고층건물은 한국에서처럼 좁을 땅을 위한 건물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등 모든 운행기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 시간에 맞춰 바쁘게 어디론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홍콩의 삶도 매일매일 바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상해탐방
상해에서 우리는 개혁개방 이후 발전된 중국의 면모를 체험하는 동시에 의미 있는 역사적 유적지를 돌아보는 일정을 정하였다. 역사적인 문화관광지역으로 우리가 지정한 곳은 루쉰 기념관, 윤봉길 기념관, 대한민국 임시정부유적지, 공산당 제1차 대표대회지 등이었다. 먼저 기대가 됐던 곳은 공산당 제1차 대표대회지였다. 우리는 중국이 현재와 같은 정치체제를 선택하면서 대표지도자들이 처음 회합을 이룬 지역으로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안은 공산당을 기념하는 자료와 당시의 모습을 복원해놓은 곳도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 중국 군인들도 방문하며 공산당선서를 하는 모습 등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장소가 중국공산당에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으면서, 굉장히 엄숙하면서도 절제된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다.
다음으로 우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와 윤봉길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우리 팀은 한국의 아픈 역사를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중국에는 한국관련 기념관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임시정부 유적지에서는 나라를 뺏긴 설움 속에 타국의 소박한 장소에 임시정부를 세워야 했을 독립운동가들과 지도자들, 한국인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도시락폭탄 의거 장소인 윤봉길 기념관을 보면서 당시의 급박한 사건이 이렇게 소박한 기념관속에 남아있어 마음이 찡하기도 하였다.
한 가지 안타까웠던 것은 한국 관련 기념관을 관리하는 직원들의 행동이었다. 기념관은 후손에게 과거를 알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하는 장소인 만큼 정숙한 분위기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관련 기념관의 관리가 조금은 소홀했던 것같고, 기념관에 대한 태도는 양국 간에 기본적인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노력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경탐방
상해에서 남경까지 우리는 고속열차를 타고 갔다. 보통 중국의 기차시스템은 굉장히 불편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중국도 주요도시가 고속철도로 잘 이어져 있다. 땅이 넓은 중국에서 굉장히 편리한 이동수단이고 시설도 굉장히 깔끔하게 잘 되어있다. 남경 방문은 가장 아쉬웠던 일정이었다. 남경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배울 것이 많고 매력적이며, 시간을 들여 여행하고 싶은 도시였다. 사람이 많아 시끌벅적하고 높은 건물들이 많아 세련된 느낌을 주었던 상해에 비해서 조용하고, 사람사는 곳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건물양식이 전통적 양식을 따른 것들이 많아 전체 도시의 분위기도 고즈넉했다.
우리가 남경여행을 감행한 것은 오로지 남경대학살기념관 때문이었다. 외교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로서, 그리고 동아시아 역사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서 우리는 그 아픔의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다. 기대 그 이상으로 남경대학살은 우리에게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 주었다. 한국과 중국은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한국과 중국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어둡고 슬픈 역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극적 사건을 보면서 국적을 떠나 인간 본연에서 우러나오는 연민과 분노, 깊은 슬픔때문에 마음이 무거웠다. 남경대학살로 희생된 사람의 수는 30만 명이나 된다. 그 작은 도시에서만 말이다. 기념관은 남경대학살의 전체 역사적 배경과 과정을 담고 있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 그리고 당시 남겨진 흔적들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었다. 기록을 통해 후세에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록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역사책으로만 보았던 자료들을 실제로 보니 마음 속에서 많은 의문과 답답함이 밀려왔다. 특히 희생자들, 일본군에 의해 모욕당한 여성들을 보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번 탐방에 대한 소감
유성 : 일정은 짧지만 우리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다. 중국인인 나는 파트너인 한국 친구와 여행을 하면서 중국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고 예전에 비해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또한 중국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여행 중 중국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져 나는 고맙고 행복하였다. 빠른 경제 발전 속에서 중국은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다양하다. 나는 더욱 열심히 연구하고 열린 마음으로 중국이라는 나라가 사랑과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최은실 :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매우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우선, 대국으로서의 중국을 만난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 도시밖에 안 가보았지만, 중국은 그 자체로 다양한 문화와 분위기가 공존하는 것으로 힘이 있고 역동성을 가진 국가였다. 그리고 도시마다 각자의 전통을 보존하는 동시에 현재의 발전을 더해가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깊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발을 하면 이전의 것을 잊은 채 세련되고 좋은 것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편견이 한국에 얼마나 많이 퍼져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중국 친구 유성과 내가 앞으로 한중 교류를 위해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면 여행은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준 동북아역사재단에 우리 팀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