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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교류 활성화와 튼튼한 가교를 구축하겠습니다
  • 김학준 재단 이사장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교류 활성화와 튼튼한 가교를 구축하겠습니다 2014년 갑오(甲午)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을 한껏 성원해 주시고 아낌 없는 사랑을 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 새해 인사 올립니다.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해는 청일전쟁과 갑오개혁이 있었던 1894년에서 꼭 120년이 되는 해로 그 의미하 는 바가 큽니다. 120년 전 조선은 제국주의 열강의 침탈로 인해 자국의 의지대로 개혁 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60년이 되던 해인 1954년은 한국전쟁 직후 폐허 속에서 국가재 건을 꿈꿔야 했습니다. 그로부터 다시 60년이 지난 오늘의 대한민국은 그간의 숱한 시 련과 역경을 극복하고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하여 이제는 국제사회를 이끄는 국가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역사인식의 방법과 해석에 있어 결코 건강하지 못한 국가 내셔널리즘을 전면에 내세워, 침탈과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나라가 있어 동북아의 평화적 번영을 심히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26일, 일본의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한 것은 동아시아의 앞길이 그리 평탄치 않을 것임을 사실로 증명해 주고 있는 예라고 하겠습니다. 그는 "일본을 위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표하기 위해 참배했다"고 하 면서 "중국인, 한국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의도는 털끝만큼도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습니다. 주지하다시피, 그 신사에는 A급 전범과 함께 침략전쟁에 강제로 동원 되었다가 희생된 약 2만 천여 명의 한국인 영령이 강제로 합사되어 있습니다. 희생된 당사자들의 의사는 물론 유족들과 모든 한국인의 의사에 반하는 것임은 두말할 필요 도 없을 것입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그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제국 의 여러분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면서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하며 진심 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 이른바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계승한다고 본인 입으로 수차례 밝혀왔음을 우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 행은 결국 본인 스스로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반성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본 심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셈입니다. 동북아의 평화를 원한다면서 자국의 '평화 헌법'을 개정하려 혈안이 되어있는, 즉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를 수장으로 둔 이웃나라와 우리가 같은 하늘 아래 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불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이 불행을 숙명으로 여겨 자포자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문제가 국내외적으로 정치화하여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때일수록, 우 리 동북아역사재단은 냉혹한 상황을 직시하며 평화를 지향하는 역사관 정립에 온 힘 을 쏟아 붓겠습니다.

침략과 수탈의 불행한 과거를 미화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평화 의 붓으로 단호히 비판하고 거부할 것이며, 우리의 역사주권과 영토주권을 침탈하려는 어떠한 행위도 투철하고 정치한 이론 의 무기로써 결단코 막아낼 것입니다. 동북아역사재단이 맡은 임무를 크게 묶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로 동북아시아에 건전한 역사관이 뿌리 내리도록 조사· 연구를 행하는 일이며, 둘째는 독도 및 동해표기와 관련된 사 항에 대한 조사·연구이고, 또 이 둘에 관한 정책 개발 및 대 정부 건의를 하는 일이 세 번째이며,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업 들을 국내외로 홍보하고 동아시아 역사와 독도에 관련된 교육 을 수행하고 결과물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책으로 발간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기본 틀 속에서 우리 재단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추구 해 나가고자 합니다. 학문적 축적과 이론적 뒷받침이 없는 논리는 사상누각과 같은 것으로 이론과 논리를 개발하기 위한 기초 연구에 진력하겠습 니다. 여태까지도 그래왔지만, 사료 발굴은 물론 기존의 관련 사료들을 집대성해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 축하고 자료가 필요한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제공할 것입니다. 더불어 국가와 사회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부응하기 위한 연구 기반을 탄탄히 조성하고, 그것들과 밀접히 연관된 연구 테마 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생산물을 늘려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 습니다. 독도에 관한 조사와 연구는 물론, 퇴행적 역사인식과 영토인 식으로 끊임없는 도발과 도전을 일삼는 일본 아베정권의 움직 임에 맞서는 논리를 더욱 정교하게 하고, 국제적인 홍보 전략 을 구사하여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토록 할 것입니다. 기 존 영문저널(『The Journal of Northeast Asian History』) 에 더해 올해초에 창간된 『The Journal of Territorial and Maritime Studies』는 올해 행할 여러 사업들의 '전주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긴급을 요하는 사항에 대한 정책개발과 건의에 대해서는 이 글 에서 소상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관련 분야의 국내 전문가는 물론 해외 석학들을 모시고 소규모 세미나를 열거나 심도 있 는 국제적 콜로키움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고도의 지식과 정보를 집적(集積)해 공유하고 또 신속히 분석해 즉각 실행에 옮기도록 할 것입니다. 재단은 연구성과물을 책자로 출간하고 DB구축 등을 통해 역 사현안을 대외에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때로는 영화나 동영상 등의 비주얼 작품으로 대중들과 소통함으로써 건강한 역사인 식을 알리고 정립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올해는 각종 역사 현 안에 관한 영상물들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하여 해외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교육사업도 재단의 중요한 사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올해는 '동 북아독도교육연수원'이 정식으로 발족해 일선 교사들이 가르 치기가 수월하지 않은 동아시아사, 그중에서도 특히 동아시아 의 관점에서 보는 일본사, 몽골사, 베트남사 등에 초점을 맞춰 교원연수를 활발하게 진행하겠습니다. 한편,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상고사'에 관한 연구에도 힘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그것이 비록 '아마추어 사학자' 혹은 '재야 사학자'의 연구결과라 할지라도,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검토·분석할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한일 국교 정상화 50년을 맞아 개최될 제반 학술대회, 행사와 관련된 사 항은 국내외의 여러 양심적인 시민단체와의 연대를 더 돈독히 하면서 적극 개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동북아시아의 정치·외교 정세가 그리 평탄치만은 않겠지만, 저 희 동북아역사재단 임직원 일동은 갑오년 말띠 새해를 맞이하 여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면서,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연구에 매진함은 물론 역사주권과 영토주권을 지키기 위해 투 철한 사명감과 비상한 마음가짐으로 도약할 것을 굳게 다짐합 니다.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