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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언론의 독도 관련 고지도 보도 현황과 문제점
  • 오상학 제주대학교 교수

독도에 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독도 관련 언론 기사는 과거와 달리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정치 분야, 특정 정치인의 독도 관련 행태, 독도의 생태와 주민생활, 국방과 관련 독도 문제 등 실로 다양한 영역에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독도 관련 고지도를 소개하는 언론 기사도 상당히 많다.

영유권의 증거 자료로서 고지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고, 국내외에서 독도 관련 고지도가 발견되면서 우리 영유권을 확인하는 증거자료로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고지도를 소개하는 기사는 시각적으로 대중들의 눈길을 끌 수 있기 때문에 중앙 일간지뿐만 아니라 지방신문, 인터넷 매체, 지상파 방송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런 기사들은 대중들이 독도 영유권을 확고하게 인식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일부 기사들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고증을 거치지 않은 채 제보자 의견만 듣고 일방적으로 수록하여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중앙 일간지를 비롯하여 지방 일간지, 인터넷 신문에 독도 관련 고지도를 소개한 언론 기사들은 199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독도 관련 쟁점이 있는지에 따라 연도별로 편차가 크다. 1990년대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한 1996년에는 한·일 양국이 200해리 EEZ를 선언하면서 경계획정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또 일본 정부가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며 한국 정부에게 독도 경비대 철수와 계획 중인 새 접안시설 공사 취소를 요구하자 한국에서는 국민들 사이에 반일 감정이 극에 달했고 독도 관련 기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00년대 들어와 2005년에는 일본 시마네현(島根縣) 의회가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지정하는 조례를 제정하였고, 2008년에는 미국 의회도서관이 '독도'를 주제어에서 삭제하기로 하는 예비결정을 내리고 회의를 소집하였다. 또 이 시기 미국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새로이 분류하면서 국내에서는 독도 영유권이 위협받는 상징처럼 받아들여져 엄청난 파문이 일어났다.

최근 2012년과 2013년에도 기사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2012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면서 이슈로 떠올랐고, 2013년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강하게 주장하자 독도 관련 고지도 기사가 크게 증가했다.

고지도 관련 기사 오류의 문제점

1990년대 이후 언론에서 보도한 독도 관련 고지도 소개 기사는 대체로 한국 고지도, 일본 고지도, 서양 고지도 세 부분으로 나뉜다. 세 유형 가운데 일본 고지도를 소개한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 고지도는 이미 이전 시기에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많지 않고, 서양 고지도는 프랑스 지도학자 당빌(D'Anville) 계열 지도를 제외하면 독도를 그린 고지도가 많지 않다. 반면에 일본이 제국주의로 나가면서 국가 기관과 민간에서 많은 지도를 제작하였는데, 대부분 지도에서 독도를 한국 영토로 표현했다. 특히 1900년대 전반기에 제작한 지도나 지리 교과서에도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 고지도가 공개되면서 많은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이런 기사들은 일반 대중들에게 독도의 역사적 권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내용상 오류가 있는 일부 기사도 있어 문제가 된다. 이들 기사의 문제점은 다음 세 가지로 크게 정리할 수 있다.

'신찬조선국전도'는 1894년 다나카
조쇼 (田中紹祥)가 제작했으며 이미
국내에 여러 차례 소개되었다.
이 지도에는 조선과 일본의 일부 영토가
그려져 있으며 조선의 영토는
제주도, 울릉도, 독도를 포함해 모두
노란색으로 채색 되어있다.

첫째, 지도에 관한 전문가의 철저한 고증 없이 제보자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행태다. 고지도는 고문헌과 달리 시각자료이기 때문에 비전문가들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명 표기나 지도의 내용은 전문지식 없이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제보자의 견해를 보도 자료로 제시하더라도 반드시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야 한다. 특히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지도가 아닐 때는 더욱 철저한 고증을 한 후 보도하는 것이 오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이다.

둘째, 이미 공개되었고 학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지도를 마치 새로 발견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이다. 이는 언론의 '기사거리' 욕심에서 비롯한 것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에서 제작한 '신찬조선국전도(新撰朝鮮國全圖)' 관련 보도들이다. 국내 독도 관련 교양서적이 이미 소개하고 있을 정도라면 최초 발견이 아닌데도 제보자 말만 믿고 확인 없이 보도하는 것은 책임있는 보도행태라 할 수 없다.

셋째, 보도 기사가 객관성을 상실하고 지나치게 국수주의적 편향을 띠는 것도 문제다. 기사의 생명은 공정성, 객관성, 사실성이다. 영토문제 관련 사항도 민족 감정을 동반하는 국수주의에 호소하는 것은 영토문제를 대중들이 온전하게 이해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지나친 자의적 해석을 반영한 사례도 있는데, 전통적인 일본의 전도에 나타나는 '한당(韓唐)'을 독도로 해석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보도는 일본에게 역으로 이용당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단지 잘못 보도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보도 사례를 꼬투리 삼아 한국 측 주장이 부당하다고 일본에서 강하게 홍보할 수 있는 것이다.

언론에 보도된 고지도 데이터 베이스 확보해야

언론 기사는 한번 보도하고 난 다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지난 기사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개인 기자 한 사람의 문제나 제보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신뢰 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기사 작성에 신중하고 철저한 고증을 거치는 것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 기존 언론 보도에서 제시된 고지도의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하는 작업이 현시점에 꼭 필요하다. 기사에서 다룬 고지도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확보함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해당 고지도를 상세하게 분석하여 영유권의 증거 자료로서 중요성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한다면 앞으로 언론 보도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