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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호협력 관계 구축으로, 해외 한국학 진흥에 힘을 보태야"
  • 진행정리 강정미 (홍보교육실 홍보팀장)

동북아역사재단에서는 연간 40여 종이 넘는 연구서, 대중서를 발간하고 있다. 또 이들 도서를 국내는 물론 해외 공공도서관, 한국학 연구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역사와 영토 현안 관련 우리 연구 성과를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재단의 해외 배포 기관에는 '동아시아도서관협의회(CEAL: Council on East Asian Libraries)' 소속 도서관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지난 3월 26일부터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5 북미아시아학 대회(AAS: Association of Asian Studies)에 참석한 구미리 CEAL 한국학자료위원회(CKM) 회장을 강정미 홍보팀장이 만나 양 기관의 협력 방안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_ 편집자주

구미리 l 북미 동아시아도서관협의회 한국학자료위원회(CKM) 회장

미국 롱아일랜드대학 문헌정보대학원인 팔머스쿨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문헌정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듀크대학에서 국제지역학과 한국학 사서로 재직 중이다. 2012년부터 북미 한국학 컬렉션 컨소시엄 회장과 북미 한국학자료위원회 전자자료 분과위원장을 맡았고, 2014년에 3년 임기로 북미 한국학자료위원회 회장에 선출되어 북미 한국학 연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정미 먼저 CEAL과 한국학자료위원회(이하 CKM)를 간단히 소개해 달라.

구미리 CEAL은 북미 동아시아 도서관의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는 포럼 역할을 한다. 동아시아 관련 도서 자료, 서비스, 기록 정보와 지식의 모든 유형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발전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동아시아 도서관들의 상호 국제 협력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CEAL 산하 위원회인 CKM (Committee on Korean Materials)은 북미 대학 도서관의 한국학 컬렉션과 한국학 사서들의 발전, 한국학 프로그램과 연구자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경험, 지식, 정보 등을 공유하며 상호 협력하는 데 중점을 둔다. 학계와 도서관계 변화에 맞춰 한국학자료위원회도 끊임없이 변화 발전하려고 노력 중이다.

강정미 CKM에서는 한국학 자료 목록 정리 규칙을 정비하고, 한국어 표기의 로마자 표준화 작업 등을 해 온 것으로 안다. 2015~2016년 역점 사업은?

구미리 CEAL에는 약 200여 명이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 중인데, 이중 한국학 사서(Korean Studies Librarian)를 비롯하여 목록, 수서 사서 등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동아시아 사서로서 한국학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북미 50여 개 대학에서 60~70명이 한국학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최근에 CKM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지원으로 《해외 한국학 사서를 위한 핸드북(Handbook for Korean Studies Librarianship Outside of Korea)》을 발간하였는데, 한국학 사서 19명이 주제별 집필에 참여하였다. 한국학 컬렉션 개발을 시작하는 곳, 한국학 사서가 없는 도서관이나 예비 한국인 사서, 한국학 연구자와 학생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책이다. 또 해외 한국학 발전을 위해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과 협력하여 해외 한국학 사서를 위한 워크숍을 기획, 진행하고 있다. 북미에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접근이 어려웠던 한국학 자료들을 중점 발굴하는 한편, 한국의 여러 연구기관들과 CKM 간 교류협약으로 좀 더 실질적이고 상호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만들려고 한다. 2016년 CEAL 연례회의에 재단을 비롯한 한국 내 주요 연구기관들을 초청하여 "Open Journals, E-books, and Newspapers in Korean History & Literature"(가칭)라는 주제로 포럼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기록학의 동향과 전망, 그리고 북미 소재 한국학 관련 역사기록 관리 및 정보화"(가칭)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시카고에서 열린 'AAS/CEAL
연례회의'에 참석한 구미리
한국학자료위원회 회장

강정미 한국학 관련 공공분야 전자자료(디지털 리소스)를 평가한다면?

구미리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한국학 관련 모든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한국 정부와 정부출연 연구기관들, 대학 연구원이 제공하는 한국학 DB자료는 아주 소중하다. 뻔한 말이지만 시간과 거리 제약 없이 원하는 자료를 찾아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장점이다. 특히 역사적 중요성을 지닌 사료들을 신뢰할 만한 전문기관에서 전문가들이 구축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은 한국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방대한 한국학 사료, 근현대 신문과 잡지, 역사자료뿐 아니라 정부기관 자료와 통계, 문학, 문화, 예술, 미디어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 자료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자료들을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사서들조차 그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 정도다. 다만,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정비하면서 관련 자료 웹페이지 주소가 바뀌는 일이 잦아서 자료 검색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이 때문에 웹사이트 신뢰도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여러 기관에서 비슷한 콘텐츠를 제공할 때도 있다. 콘텐츠를 DB로 구축할 때는 좀 더 긴 안목에 기초하여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강정미 동아시아권에서 중국학과 일본학에 비해 한국학은 역사가 짧다. 동아시아학에서 한국학 컬렉션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구미리 해외 한국학 도서관 동향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연 2회 발행하는 '해외 한국학 도서관 동향 보고서'에, 동아시아 도서관 현황은 'CEAL 자료통계'에 잘 나타나 있다. 2014년 동아시아 장서 보유현황을 제공한 북미 53개 대학 중 51개 대학의 한국학 장서 보유 현황을 보면, 한국학 자료는 총 1,634,433권으로 동아시아 자료 장서(총 18, 416, 138권) 중 8.9%를 차지하며, 중국 자료는 57.6%, 일본은 33.5% 정도다. 미의회도서관의 한국어 자료는 297,973권으로 북미 한국학 장서의 18%이며, 하버드대학 18만 권, 워싱턴 주립대학 13만 권, 콜롬비아대학 11만 5천 권, UC 버클리대학 10만 7천 권 순이다. 듀크대학은 19,395권으로 18번째 순위다.

강정미 CKM의 주요 구성원이 대체로 미국 내 대학도서관의 한국학 사서들이다. 미국 내 대학도서관의 한국학 컬렉션 현황과 운영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구미리 중국, 일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예산이 적어서 체계적이고 균형 있는 장서개발이 쉽지 않다. 이에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북미 한국학 컬렉션 컨소시엄(KCCNA: Korean Collection Consortium of North America)'을 결성하여 한국학 자료들을 주제별로 선정하여 공동으로 장서를 개발하고 있다. 가능한 한 모든 주제 분야들을 포함하여 장서를 개발하도록 촉진하고, 도서관 상호대차와 같은 협력체계를 활용하려는 취지에서다. 다른 모든 컬렉션이나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예산과 인력 문제가 가장 큰 어려움이다. 한국학 사서들은 매우 다재다능한 사람들이다. 주제학 사서이면서 동시에 목록, 수서, 참고 사서, 리에종 사서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예산 확충을 위해서 소속 학교는 물론 북미와 한국에서 여러 활동에 참여하면서 한국학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 컬렉션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데는 사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학에 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을 지닌 주제 사서 인재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강정미 한국학이 해외에서 더 많이, 더 널리 알려지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구미리 한국학 사서로서 한국학 진흥 방안을 고려하면, 우선 각 대학에서는 대학교수 그리고 연구자들과 사서들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학 프로그램과 컬렉션이 함께 발전함으로써 한국학을 진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각 사서들은 한국학 자료 개발, 예산 관리와 확보, 리서치 컨설팅과 이용자 교육, 리에종 역할 등으로 각 학교의 한국학 컬렉션과 프로그램 향상에 기여하고, 나아가 수준 높은 한국학 연구와 확산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한다. 북미지역에서는 한국학 사서들의 협력과 한국 연구기관들과 연계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CKM이 다양한 프로그램, 프로젝트, 워크숍 등을 기획하고 해외 한국학 진흥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강정미 재직 중인 듀크대학 학생들이나 연구자들이 가장 관심이 큰 한국학 분야, 자주 찾는 연구 주제가 있다면?

구미리 주요 관심 분야는 식민주의와 탈식민주의, 한국의 근대성, 분단과 국제정치, 재외한인 이주와 이민, 종교, 한류와 영상문화 등이다. 최근에는 연구 주제와 방법에서 학제 간 연구 경향이 높으며, 동아시아라는 맥락 속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강정미 한국사 분야로 한정했을 때 가장 취약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구미리 재단의 활약으로 국내 학계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고구려사, 발해사 분야 연구가 많이 보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미에서 한국의 전근대사는 사실 관심이 그리 많지 않다. 반면 최근 몇 년간 근대사 연구는 매우 활발한 편이다. 앞으로 전근대사에 관한 관심도 늘어나리라 기대한다. 북미 지역은 한국학이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는 곳이다. 1950년대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한 한국학 연구가 언어, 역사뿐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학 등 여러 영역으로 확대, 발전하고 있다.

듀크대학 도서관의 한국학 콜렉션

강정미 재단에서는 매년 40여 종에 이르는 도서를 발간하여 해외 기관에 꾸준히 배포하고 있으며, 독도·고구려 관련 자료 DB를 구축하여 공개하고 있다. 재단활동을 지켜보면서 제언을 한다면?

구미리 재단 발간 도서들이 북미 지역과 세계 전역 대학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음은 월드캣(Worldcat)을 검색해 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재단에서 발간한 책 대다수를 평균 40~50여 개 대학 도서관들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월드캣을 통해 상호대차 서비스도 하고 있다. 현재 듀크대학에도 재단 발간 도서 약 240여 종이 동아시아 컬렉션 서고에 비치되어 있다. 학술자료 발간, 동북아역사넷을 통한 DB 웹 서비스, 동북아역사자료 개발, 역사교육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 등은 해외 대학 연구자와 도서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재단이 2006년에 설립된 줄 몰랐다. 더 오래 전에 설립되었을 것이라고 여긴 것은 재단의 사업과 결과물들이 워낙 확연하게 두드러졌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비슷한 다른 기관들과 달리 외교 현안과 맞물려 있는 과거사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연구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올바른 역사 이해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추구한다는 재단의 목적에 따라 동북아 역사연구, 정책 개발, 교류협력의 중심 나아가 선도하는 기관이 되길 바란다.

강정미 마지막으로 도서관학, 문헌정보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이 분야를 공부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구미리 인터뷰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 일을 뒤돌아보고 자연스럽게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떠오르기도 한다. 문헌정보학 공부를 시작한 시점은 1987년이다. 유학 중이던 남편을 따라 미국에 와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면서 흥미를 느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계기였다. 한국에서 도서관학(Library Studies)으로 불렸던 학과가 미국에서는 문헌정보학(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이었다. 'Information Science'라는 단어가 신선하고 멋있게 다가왔다. 이전에 배우지 못한, 알지 못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호기심, 정말 공부하고 연구하고 싶게 만드는 미국 대학 도서관의 학구적인 분위기도 대학원 진로를 문헌정보학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만들어진 인간의 방대한 지식이 정리되어 있는 도서관은 미국 대학들이 가장 아끼고 아름답게 여기는 찬란한 지적 유산이다. 나에게 도서관은 참으로 멋있는 곳이었고, 지금도 멋있다. 전공이나 직업을 떠나서 본인이 하고 있는 공부와 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 자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문헌정보학을 공부하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하게 될 때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자부심을 갖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