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뉴스레터

연구소 소식
2015 한불 국제학술대회한국과 프랑스, 130년 교류사를 회고하다
  • 글 이상균 (독도연구소 2팀 연구위원)

한국과 프랑스 정부는 올해와 2016년을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공식 행사 개최 기간으로 정해 놓았으며, 이 시기 동안 두 나라에서는 다양한 분야와 기관에서 기념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이에 동북아역사재단은 한국과 프랑스가 교류하고 협력한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프랑스에서 한국에 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5월 28~29일까지 파리 마리오트 리브고슈(Mariott Rive Gauche) 호텔에서 한불언어문화교육자협회(AFELACC)와 공동으로 "한국과 프랑스, 130년 교류사에 대한 회고"라는 주제로 한불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재단은 2012년부터 서울과 파리를 번갈아가며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불관계사 전반, 한불 문학과 교육 분야 교류, 그리고 양국의 정치·경제·과학 분야 교류, 문화·예술 분야 교류 분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그동안 이뤄진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공유하는 귀중한 자리가 되었다. 특히 재불 학자 이진명 교수 등 한국학 대가들이 모여 지난 130년간 두 나라 관계와 교류사에 관하여 발표와 토론의 자리를 가진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과 프랑스는 공식 수교 이전부터 천주교를 매개로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국인들이 일제 식민통치를 겪었던 35년을 제외하고는 1886년 조선과 프랑스가 통상조약을 체결한 후부터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기술 등 각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해오고 있다.

4개 분과 22개 논문 발표 한불 교류와 협력사 개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주제로 발표하였는데, 총 4개 분과에서 모두 22개 논문이 발표되었다. 프랑스에서 대표적 한국학 전문가로 꼽히는 이진명 리옹3대학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전통적 가치, 정신적·물질적 가치관이 다르고, 지리상으로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나라 교류의 본질은 무엇인지 묻고, '한불관계의 전개과정 : 기원에서 현재까지'를 주제로 오늘날까지 한불관계의 발전과정을 개관하였다.

재단의 장세윤 연구위원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중국 상하이(上海) 프랑스 조계(租界)'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발굴한 한인 관련 프랑스 조계 자료를 다룸으로써, 식민지 시기 한국의 독립운동과 상하이 거주 한인 문제에 관한 프랑스 정부의 다양한 정책과 실상을 고찰하였다. 특히 이 주제는 그동안 우리가 크게 주목하지 못했던 주제라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제 강점기 동안에는 한국과 프랑스 국민들의 교류가 그리 활발하지 못했지만, 독립운동이라는 특수한 측면에서 양자관계를 다룬 것은 흥미로운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세계지도 제작에 반영된 19세기 일본의 울릉도·독도 인식'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프랑스 탐험가들의 활약과 한국의 섬들을 고찰하였다. 특히 세계지도 제작의 변천사를 통해 일본이 19세기 내내 독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정황을 밝힘으로써 한국의 독도영유권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고자 하였다.

남영우 고려대 명예교수는 '197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 대학의 박사학위 논문에 반영된 한불 양국 간의 관심사 변천'에 관한 주제 발표에서 한국 학계의 프랑스에 대한 관심과 프랑스학의 현황을 설명함으로써 청중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보르도 경영대학(Kedge Business School)의 홍석진 교수는 '한류를 넘어서 : 유럽 내 한국어와 한국 문화의 보급 방안' 주제 발표에서 최신 자료와 통계를 제시하며 유럽 내 한국어와 한국문화 보급 방안에 관하여 제시하였다.

프랑스 기메박물관(Musée National des Arts Asiatiques Guimet)의 피에르 캉봉(Pierre Cambon) 수석학예사는 '홍종우, 파리의 한국인: 1890-1892'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그동안 한국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자료를 활용하여 파리에서 3년 동안 활동했던 홍종우의 다양한 모습을 정리하였다. 캉봉 씨는 "홍종우는 단순히 기메미술관에서 일했던 직원이 아니었으며 자신의 작업에만 몰두했던 번역가도 아니었다. 사실상 그의 임무는 서구 문명을 이해하는 것인 동시에 문학적 교류를 통해 유럽 사회와 접촉하고 교류하는 것이었다"고 평했다.

지리학 · 지도 분야 선진국인 프랑스와 교류 중요

이번 학술대회 기간 동안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동해와 독도', '한지(韓紙)와 프랑스 문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두 개의 전시회가 동시에 열렸다. 전시회에서는 독도 사진과 지도, 그리고 동해표기와 관련된 세계지도를 전시하였으며, 이를 통해 불어권에서 한국의 독도영유권을 공고히 하고, 동해표기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한지와 관련된 기록문화 전시는 전주시 완판본문화관 김석란 관장이 담당하였다. 김석란 관장은 학술대회에서 '한국의 전통 한지와 기록문화'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여 한국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줄 수 있는 소재인 한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여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프랑스는 불어권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이 여전히 강한 편이며, 동해 표기와 관련하여 세계의 여론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지리학과 지도 제작 분야에서도 상당한 영향력과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한불 국제학술대회를 통하여 한국과 프랑스 양국 간 이해가 더욱 깊어지고, 보다 많은 불어권 학자들이 한국의 주장과 논리를 이해하고 지지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