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미국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 레이번빌딩 골드룸에서는 재단 지원 시민단체인 한미공공정책위원회(Korean American Public Affairs Committee)가 주최하고 동북아역사재단이 후원하는 '2015년도 재미 한인 지도자 대회(Korean American Leaders Conference)'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재미 한인사회를 매개로 미 연방의회와 대한민국 국회 간의 삼자대화(Trilateral Talk)를 통해 한인사회는 물론 한·미 두 나라 정부와 양국 시민사회 내에서 중요한 공동 관심사로 떠오른 현안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것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미국 뉴욕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와 이철우 회장이 미국 정계와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한 결실이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동해표기 문제에 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히 미국 내 시민사회와 여론 주도층의 관심과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동북아역사재단에서는 해마다 우리 해외 교포의 사회활동을 물심양면으로 지지·후원해왔다. 이번 '재미 한인 지도자 대회'에 재단 김민규 홍보교육실장이 직접 참석해 깊은 관심을 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미동맹 토대로 한인사회 권익 신장을 위한 활동 전개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는 2006년 설립 후 한인사회의 권익을 보호하고 정치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민단체다. 이와 함께 한미동맹을 토대로 양국 관계를 더욱 공고히 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꾸준히 활동해 왔다. 2007년에는 '한미 동맹 결의안(H. Res. 295)'이 미 의회에서 발의되고 또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그동안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국회의사당에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인 에드 로이스(Ed Royce) 의원과 공동으로 '2015 재미 한인 지도자 대회'를 개최할 만큼 성장하였다.
이철우 회장의 사회로 시작된 대회에는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을 비롯하여 찰스 랭글(Charles Rangle, 민주당), 밥 돌드(Bob Dold, 공화당) 미 연방 하원의원, 로버트 킹(Robert R. King) 미 국무부 대북인권특사 등 미 정치권에서 상당히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참석하였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과 차영대 재미한국계시민연맹(LOKA) 회장, 백영현 일전퇴모(일본전범기퇴출시민모임) 공동대표, 이선용 아시안공화당전국연합 의장 등 재미한인단체 지도자들도 이날 뜻깊은 자리를 함께하였다.
이날 대회에서는 아시아의 역사문제에 관한 주제 발표시간이 별도로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김민규 홍보교육실장은 '독도 및 일본군'위안부' 이슈의 본질' 연설에서 한·중·일 사이에 논란이 계속되는 현안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국제사회의 보편적 규범과 인간애에 바탕을 둔 해결책 등 그동안 재단이 거둔 연구 성과를 간결하게 소개하여 참석자들에게 많은 공감과 호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공감을 표한 후 "역사적으로 독도는 한국 땅"이며, "한국의 동쪽에 있는 바다는 동해"라고 천명하는가 하면,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일본이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여 크게 주목받았다.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의 파격적인 지지 발언
그렇지 않아도 아베 일본 총리가 미국을 다녀간 직후, 한·일 간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에 열린 이번 대회에서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밝힌 파격적인 한국지지 발언은 미 의회 내에서 동 쟁점에 관해 한국의 주장과 논리를 지지하는 견해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본과 영토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안보를 책임져주는 미국 연방의회 하원 외교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대회에 참석한 150명 이상의 참석자들로부터 기립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한 참석자가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 기분이다"라고 밝힌 소감이 대변하듯, 미국 내 한인사회는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의 발언이 일본 정부에 외교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 일본 정부가 함부로 독도영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변곡점을 마련하였다는 것이 KAPAC의 평가다.
이철우 회장은 이 대회와 관련해 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쉽게 만나기도 어려운 하원 외교위원장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한·미 간 중요한 외교 문제를 놓고 참석자들과 격의 없이 토론을 벌인 것은 실로 파격적"이라며 "로이스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연방 의원과 북한인권대사 등이 나란히 앉아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의제를 이끌게 된 것은 정말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또 이후 계획을 언급하며 올해 대회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내년에 개최할 '제2회 재미 한인 지도자 대회'는 상·하원 외교위원장이 공동 주최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할 것이며, 더욱 많은 미 국회의원들이 참석하여 한·미 공동 현안을 주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가운데 상호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는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로 자라날 한인 자녀들이 미국 정치 현장을 경험하도록 돕고, 미국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턴십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