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남도 덕흥리 고분벽화의 널방 북벽에 그려진 우차(牛車)와 시녀의 모습이다. 널방 북벽에는 묘주부부의 초상이 그려져 있는데, 부인의 초상은 비어 있다. 벽화 제작 당시 부인이 살아있었기 때문에 그리지 못한 것이라 추측한다. 묘주의 초상 왼편에는 시종들과 묘주가 타고 나갈 말이 그려져 있고, 부인이 그려질 자리 오른편으로는 부인의 시중을 들 시녀와 우차가 그려져 있다.
장막 오른편에 있는 시녀는 총 아홉 명인데 위, 아래 여덟 명 중 위쪽 두 명만 올림머리를 한 기혼 여성으로, 색동 주름치마를 입고 있다. 나머지 일곱 명은 머리를 양 갈래로 길게 늘어뜨려 묶었으며, 폭이 좁은 흰색 주름치마를 입어 아직 혼례를 치르지 않은 젊은 처자들임을 알 수 있다.
가운데 우차에는 앞쪽으로 소의 고삐를 쥐고 가는 어린 총각 시종 두 명이 있고, 큰 눈과 날카로운 뿔을 가진 황소가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우차는 고대 귀족 여성들의 교통수단이었는데, 덕흥리 고분벽화 속 우차는 특별히 수레 앞뒤로 차양이 쳐져 있으며 형태가 약간 굽은 곡산개(曲傘蓋)가 소 있는 곳까지 길게 덮여 있다.
많은 시종과 다양한 재산을 무덤에 그려 넣으며 살아 있을 때 누린 부와 명예가 내세까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랐던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참고자료 : 동북아역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