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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후덕한 인상을 한 이 인물은 누구일까?
표지 그림 : 안악 3호분 서쪽 곁방 서벽 벽화

 

안악 3호분 서쪽 곁방에 그려진 묘주(墓主)로 보이는 사람의 초상화다. 이 사람은 16대 고국원왕(故國原王)이라는 주장과 중국에서 망명한 귀족 동수(冬壽)라는 두 가지 설이 있으나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묘주는 연꽃이 화려한 비단 장막 아래 평상(平床)을 깔고 앉아 있다. 얼굴은 후덕해 보이고 손에는 귀족층의 상징품인 주미(麈尾:털부채)를 들고 있다. 평상 뒤로는 'ㄱ'자 병풍이 둘러져 있으며, 허리 뒤로 고급 빙궤(憑机:팔을 걸쳐서 몸을 기대는 좌식용 가구)가 보인다.

왼쪽과 오른쪽에 그려진 신하들은 머리에 문관용 책(幘:의례용 모자)을 쓰고 붓이나 목간(木簡:종이가 발명되기 전 문자 기록을 위해 사용하던 나무 조각)을 든 채 무언가를 보고하며, 받아 적고 있다. 이 그림들 옆에 붉은색으로 소사(小史), 기실(記室), 문하배(門下拜), 성사(省事) 같은 관직명이 쓰여 있어 이들의 신분을 알려준다.

중앙에 그려진 묘주를 중심으로 인물의 중요도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그린 이 벽화는 전체적으로 삼각형 구도를 이뤄 매우 안정감이 있다. 빙궤의 무늬나 묘주의 수염, 주미의 털 등은 한올 한올 정성스럽고 섬세하게 묘사되기도 했다.

이토록 웅장하게 지어진 고분 속 참으로 후덕하게 그려진 초상화의 진짜 주인은 과연 누구일지, 그의 신분보다도 그가 생전에 살았던 삶을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그림이다.

자료 참고 : 동북아역사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