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재단 대회의실에서 "일본군 731부대의 교훈과 기억의 공유"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731부대의 실태에서 교훈을 얻고 그 잔학했던 기억을 공유해 함께 후세에 전한다는 취지로 마련한 행사다.
'일본군 731부대' 하면 국내에서는 보통 '마루타'를 떠올리지만 구체적으로 아는 것은 없다. 중국 학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731부대 등 일본 세균전부대가 생체실험으로 중국인과 한국인 등 1만 명 이상을 살해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중 한인 200여 명이 '마루타'로 희생당했다고 보고 있으나, 인적사항이 구체적으로 확인된 한국인은 6명에 불과하다.
2014년 1월에는 중국 지린성(吉林省) 기록보관소가 1950년대 창춘(長春)시의 공사현장에서 발견한 일본 관동군 문서 10만여 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731부대 관련문서를 다수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500건에 달하는 문서를 분석한 결과, 적어도 중국인·한국인·소련인 372명이 731부대에 '특별 이송'되어, 생체실험 등 세균무기 개발에 필요한 도구로 이용된 것을 알았다.
최근 중국은 과거 일본 제국의 만행을 입증하는 자료를 계속 공개해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으며, 제국주의 만행을 폭로하기 위해 일본군 731부대에 관한 다큐멘터리 5부작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또 하얼빈(哈爾濱)시에 있는 전시관을 증축하고 731부대 유적을 정비해 대규모로 '731전쟁유지공원'을 조성한 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할 계획도 세워 놓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731부대 유적을 AA급 관광지로 격상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억을 공유하고 계승하기 위한 활동과 시설건립에는 감정이 개입하고 또 일정한 정치적 메시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진정한 역사화해를 위한 기억의 공유와 계승의 방향성을 찾고자 했다.
일본군 731부대 피해구제를 위한 구체적 실천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책임과 교훈', '기억의 공유와 계승'이라는 두 세션으로 진행했다. 아자미 쇼조(莇昭三) '15년 전쟁과 일본의 의학의료연구회' 명예간사장은 731부대 실태를 은폐한 미국, 일본 그리고 일본의사회와 일본의학회를 지면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미국은 전쟁범죄자인 731부대 관계자를 고발하지 않고 면죄부를 주었다. 일본 정부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일본의사회와 일본의학회도 현재까지 731부대 관계자에게 전범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면서 의사로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필자는 '731부대 배상청구소송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배상책임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중·일공동성명과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로 국제법상 국가책임은 해결됐다고 한 2007년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결을 분석했다. 필자는 피해구제와 관련해서 "국회가 차원 높은 재량권을 발휘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한 점에 착안해 한국과 중국이 제소한 전후보상소송을 검토하면서 그 가능성을 모색했다.
진청민(金成民) '침화일군 731부대 범죄증거 전시관' 관장은 현재 731부대 유적이 중국 세계문화유산 신청 예비명단에 정식으로 들어간 것을 계기로 하얼빈을 동북아 평화의 성으로 조성해 '역사를 깊이 새기고, 과거를 잊지 않고, 평화를 사랑하고, 미래를 열어가는' 구체적 실천으로 동북아의 평화에 공헌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일본군 731부대 기억을 통해 침략전쟁 반성해야
나스 시게오(奈須重雄) NPO법인 '731부대·세균전 자료센터'이사는 1993년 '731부대 전시회'가 일본 전국에서 열려 수많은 사람들이 관람했으나, 지금은 731부대를 아는 사람이 줄어 전쟁을 미화하는 사상이나 731부대를 운영해도 된다는 사고가 버젓이 이어져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탄했다. 731부대가 전범으로서 책임을 면하면서 일본인은 전시 의학범죄를 반성할 기회를 잃어버린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731부대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치계와 일본 시민의 전쟁책임에 대한 생각, 역사인식, 인권감각이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옌준(楊彦君) 하얼빈시 사회과학원 '731문제 국제 연구센터'주임은 1983년 하얼빈시에 세워진 '731부대 죄상 증거진열관'은 수년간 대규모 보수작업을 진행해 2006년에 전국 중점문물보호기관이 되었다고 하면서, 731부대 죄상을 널리 알리는 목적은 일본이 자행한 세균전, 인체실험과 같은 전쟁범죄를 밝히고, 사람들이 평화를 사랑하며 보호하고, 침략에 반대하고, 전쟁을 반성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우고 교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일성 전 서울신문 편집국 부국장은 731부대 관련 연구가 일본, 중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빈약하며, 그 때문에 일반 국민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한국인 중 '마루타'로 희생당한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731부대가 최초로 야외실험을 한 유해 생물병원체 실험 장소는 어디인지 밝히는 것도 우리 학계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수정주의 역사관을 옹호하려는 사람들이 집단기억을 조작해 '자랑스러운' 과거로 '국민의 역사'를 보급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들은 일본군'위안부', 난징대학살, 731부대생체실험 등 일본이 전쟁과 식민지지배 과정에서 저지른 잔학한 만행 사실을 망각하도록 만든다. 실제로 과거사와 관련한 인권침해 기억을 봉쇄하려고 하는 정치가들의 힘이 사죄와 피해구제를 방해하고 있다. 기억이 현재의 논리로 과거를 재구성하고, 그럼으로써 미래지향의 행위를 부여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