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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성 강연으로부터 얻는 통찰
  • 김민태 EBS 글로벌콘텐츠부장

세계 지성 강연으로부터 얻는 통찰

 

김민태 EBS 글로벌콘텐츠부장

 

 

 

세계 지성 강연으로부터 얻는 통찰

 

<위대한 수업, Great Minds>21세기 세계 지식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철학자, 과학자, 예술가 등 지성의 사상과 지식을 강연으로 전달하는 EBS TV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2021년 후반기에서 2024년 상반기까지 1년 단위로 총 3개 시즌을 선보였다.

 

사진1_EBS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Great Minds

EBS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Great Minds'

 

 

첫 시즌부터 매 시즌 반응은 통상적인 인기 교양 프로그램을 넘었다. 콘텐츠가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하는 지상파 TV 서비스라는 점과 강연자가 세계 석학이 주를 이루면서 학문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통상 지식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제의 성격과 깊이에 따라 미디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크게 구분해 보면 가볍고 트렌디한 주제는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고, 묵직하고 통찰적인 주제는 책과 같은 텍스트 콘텐츠를 선호한다. 서로 다른 미디어를 병행 이용하기도 하지만 그때도 각 미디어의 특징은 그대로 반영된다. 가령 영상 콘텐츠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얕은 지식을 얻고,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깊이 있는 지식 습득을 위해 텍스트 콘텐츠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미디어 이용 행태에 비추어 보면 동영상 콘텐츠인 <위대한 수업, Great Minds>에 대한 이용자들의 우호적인 반응은 특이한 현상이었다. 무엇이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방송을 즐겨 보는 모 글로벌 회사의 임원은 프로그램으로부터 얻은 감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사업본부의 리더로서 평소 갖고 있던 궁금증이 있었어요. 왜 어떤 팀은 특별한 지시 없이도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성과를 내는가 하면, 어떤 팀은 반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지시해야 작동을 할까.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였죠. 그러다 EBS의 리처드 도킨스의 강의를 듣게 되었지요. 세포 발생의 상향식 발달 모델과 건축가가 건물을 짓는 하향식 설계 모델을 대조해서 설명하는 장면이었는데 그때 불현듯 찾아왔어요. 리더에 따라 조직은 달라질 수 있고 같은 조직 안에서도 전혀 다른 성질의 팀 유형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저만의 깨달음이었죠. 이 통찰의 트리거는 분명 도킨스의 강의였습니다.”

 

 

 

세계적으로 독특한 강연 프로그램의 탄생

 

2021830, 첫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방송은 시즌제로 운영되는데 시즌 1에는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외국 석학이 대거 출연했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공영방송으로서 수신료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준다라는 방송사의 역할에 대한 격려와 책에서나 얻을 수 있는 통찰’, ‘시대에 대한 영감같은 호응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은 높은 프로그램 이용률에서도 확인됐다. 20219월부터 20238월까지 프로그램 2,540개 대상으로 2년간 집계한 EBS 홈페이지 게시 프로그램 조회 수에서 2위로 등극했다. 방송 업계에서는 강연 프로그램에 상을 주는 것을 꺼리는 경향성이 있다. 포맷이 단순하고 피디의 역할이 적다는 편견이 작용한 결과다. 그런데 이런 관행도 깨고 연말 대상까지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었다.

프로그램의 기본 포맷은 넓은 의미로서는 강의고 좁은 의미로 보면 강연이다. 포맷을 강연으로 설계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지식 전달에 있어 특성을 살펴보면 차이가 있다. 강의는 주로 학교와 같은 교육 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연속적인 학습 과정의 일부로 구성된다. 반면 강연은 TV처럼 넓은 청중으로 대상으로 하는 행위로 학술적 깊이보다는 대중적 이해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적합하다.

이런 특성 차이 외에 고려한 현실적인 이유는 비용의 차이 때문이다. 교육적 목적에 충실한 강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면밀한 체계성과 상당 수준의 분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일회적 성격이 강한 대중 강연 보다 제반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렇지만 <위대한 수업, Great Minds> 강연은 커리큘럼과 같은 강의의 요소를 차용했다. 학술적 깊이를 보강하고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대중 강연과 차별화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여건이 되는 한 콘텐츠 지향점을 강의에 두려고 한다.

방송은 한 명의 강사가 평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0분씩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연출 면에서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접목했고, 다양한 자료화면과 그래픽을 통해 시청자 눈높이를 맞췄다.

 

 

 

동영상 미디어의 위대한 쓸모

 

혹자는 독서만이 진정한 교육을 위한 미디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꼭 그렇게 엄격하게 규정해서 얻을 이득이 있을까. 책이 좋은 사람은 책을 읽고, 바빠서 책을 읽기 힘든 사람은 다른 미디어를 선택하면 그 뿐이다.

전통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대표적인 수단은 강의와 책이다. 역사적으로 이 둘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였다. 하지만 미디어 빅뱅의 시대에 교육의 효율적 활용을 알고도 굳이 지나칠 이유가 없다. 실제 다양한 미디어의 출현은 교육의 보완재로서도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에서는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정보와 지식을 교류할 수 있고, 팟캐스트와 같은 오디오 콘텐츠와 게임을 통해 학습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강의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강의는 다양한 미디어 속에서 확장된 형태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는 새로운 지식을 빨리 업데이트할 수 있는 오래된 장점과 더불어 인공지능이 따라가기 힘든 상호작용이라는 인간성의 매력이 빚은 힘이다.

<위대한 수업, Great Minds>는 인류 역사상 혁신적인 발견과 창조적인 업적을 이룬 지성을 지칭한다. 단지 한 명의 뛰어난 교수, 강사가 아니라 세계인이 계승해야 할 위대한 인류 유산이다. 동영상 강의는 살아 있는 아인슈타인, 갈릴레이, 데카르트, 칸트와 같은 수준의 세계 역사를 바꾼 지성들의 강의를 현대적 방식으로 만날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다.

새로운 미디어가 출연할때마다 커뮤니케이션에는 혁신이 있었다. 인공지능 시대에 또 어떤 미디어가 출연할지 모르지만, 오늘날 위대한 수업의 역할이 충실하게 다하기를 바란다. 세계 지성들의 지혜와 통찰을 누구나 경험함으로써 개인의 발전은 물론이고 학교와 가정, 직장과 기관에서 지식 혁명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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