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_ 한국정부는 지난 해 10월 31일 지구관측위성인 아리랑3호의 발사용역업체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선정했다. 미쓰비시는 1944년부터 나고야 항공제작소에서 12살에서 15살의 조선 소녀 300여명을'조선인 근로정신대'란 이름으로 강제동원해 노역 시키면서도 임금과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지금껏 피해자들과 소송중인 대표적 기업이다. 조선인들의 강제노역을 통해 미쓰비시는 태평양전쟁 당시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탔던 악명 높은'제로센 '비행기도 제작했다. 지금 나고야공장에서는 비행기대신 로켓을 제조하고 있는데 바로 인공위성 등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로켓 부품이 이 공장의 주력 제품이다. 일본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우주산업에 뛰어든 미쓰비시가 값싼 비용을 무기로 해외 마케팅을 벌인 결과 이번에 아리랑3호 발사용역을 처음 수주한 것이다.
장면 2 _ 지난 3월 1일 서대문독립공원 한켠에서'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착공식이 조촐하게 열렸다. 살아있는 역사인 일본군'위안부'할머니들이 우리 곁을 모두 떠나기 전에 이 박물관을 세워,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고 다시는 인류역사에 이와 같은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하자는 취지다. 박물관이 들어설 자리는 매점과 공중화장실로 쓰이던 고작 35평짜리 터다. 그러나 자칭 독립정신을 계승한다는 광복회 회원들이 착공식을 반대하는 소동이 벌어져 할머니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장면 3 _ 국방부가 내년 6·25전쟁 60주년을 기념해 참전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명예원수'로 추대하려고 한다. 백선엽은 일제의 괴뢰 만주국 군관을 양성하던 봉천군관학교를 9기로 졸업(1941년)해 해방 때까지 간도특설대에서 만주군 중위로 근무했다. 간도특설대는 동북지역 항일유격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인 지휘관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조선인들로만 구성된 악명 높은 특수부대였다. 특설대원들은 항일부대원을 잡으면 순순히 사살하지 않고 가장 잔혹한 수단을 동원했다. 당시 특설대원들이 즐겨 불렀을 특설부대가의 일부다. "건군을 짧아도 / 전투에서 용맹떨쳐 / 대화혼은 우리를 고무한다 / 천황의 뜻을 받든 특설 부대 / 천황은 특설부대를 사랑한다" 4월 9일 일본정부가 또 다시 제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내용을 담은 지유샤판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을 승인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태인들은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한 영화를 무려 11만 편 이상 제작해 전 세계에 나치의 죄상을 고발했다는데, 요즘'위안부' 피해자인 재일동포 송신도 할머니의 삶을 다룬 다큐 영화'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술국치 100년이 코앞이다. WBC 우승컵을 일본에 빼앗긴 아쉬움보다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지 못하는 오늘의 세태가 더욱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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