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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독도 가시일수 조사사업.
  • 홍성근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울릉도 도동리에서
바라본 독도 (점선안)

독도가 보인다!

"독도는 예로부터 우리 땅이다."필자는 이 사실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먼저 느꼈다. 1989년 5월 어느 봄 날, 울릉도의 도동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망향봉에 서 있었다. 좋지 않는 시력이었지만, 먼 바다 한가운데 낙타 등처럼 생긴 독도를 또렷하게 보았다. 독도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독도를 본 것이다. 만기요람이니, 태정관 지령문이니 하는 문헌조차 모르던 시절에, 독도가 예로부터 우리의 땅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였다.

'6세기 이전부터 울릉도에 사람이 살았다는데, 눈으로 볼 수 있는 독도를 어떻게 모르고 살 수 있을까? 울릉도 주민들에게 독도가 보인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들에서 놀다가도 보고, 밭에서 일하다가 보고, 산에서 나물 뜯다가도 볼 수 있는 게 독도다. 15세기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오는"풍일청명(風日淸明)한 날 바라볼 수 있다"는 기록을 비록 알지 못해도, 또 17세기 울릉도 수토관 장한상이"울릉도 동남쪽에 섬이 희미하게 보인다"는 기록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독도가 보인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

일찍이 일본의 독도문제 전문가라는 사람이 어려운 수학공식까지 동원하여 울릉도에서는 독도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아무리 그럴 듯한 수학공식이라고 하더라도 독도가 보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연구소에서 2008년 7월부터 울릉도에서 독도를 관측하고 그 장면을 촬영하는 조사사업을 실시하였다. 울릉도 주민들이 일상생활 공간속에서 독도와 함께 해왔다는 것을 밝히고자 함이었다. 조사자는 도동리 위쪽 마을에서 주로 관측을 하였는데, 관측 위치로 보면 앞의 망향봉(317m) 보다 낮은 해발 270m위치이다. 조사자가 촬영한 독도 사진에는 집 마당에 열린 감나무를 배경으로 한 사진도 있고, 길가에서 찍은 사진도 있으며, 집 마당에 서 있는 전봇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도 있다.

5월18일'울릉도에서 바라본 독도'사진전

울릉도에서 독도를 직접 보기 위해 울릉도를 찾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안타깝게도 몇 날을 기다려도 독도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오는 것처럼 풍일청명한 날, 곧 바람이 있는 맑은 날에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독도는 해무가 많이 끼는 여름보다 는 찬바람이 부는 가을(특히 11월)이나 봄에 더 잘 보인다. 월 평균 3회 이상 보이는데, 하루중 에는 한낮보다는 아침시간에 더 잘 보이는 편이다. 얼마 전에 필자는 서울 사무실에 앉아 울릉군청 홈페이지에서 울릉도 독도전망대에 설치된 웹 카메라를 통해 독도를 실시간으로 보았다.

우리 연구소에서 그동안 관측 촬영한 결과물(사진, 비디오)을 가지고,' 울릉도에서 바라본 독도'사진전을 기획했다. 오는 5월 18일부터 29일까지 국회의원회관과 국회도서관에서 연이어 열린다. 이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울릉도의 자연과 삶의 환경 속에서 보이는 독도를 더 친근하게 만날 수 있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