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와 일본 - 공존, 공명, 공창의 세계를 위하여(6.24)
다니노 사쿠타로 전 중국주재 일본대사강사는 한국을 잘 아는 지한파 일본 정통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정통 외교관답게, 세계적인 동시 불황, 북핵 문제, 일본의 어려운 상황들(재정 재건이나 저출산 고령화 문제 등), 상승 기조를 타고 있는 중국경제, 마잉주 이후 긴장 완화를 향한 중국-대만 관계 등 최근에 발생한 여러가지 사정들을 외교적 관점에서 풀어냈다. 이런 논의는 '동아시아 공동체' 추진 문제로 이어져, 경제로부터 공동체 추진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 독선적이고 패권주의적 방식을 배제하고 동아시아의 다양성이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이 원칙으로 제시되었다. 특히 쟁점이 되고 있는 미국의 참여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일반적인 일본인의 의견과 입장을 같이 하는 것이다.
·한국사의 동질성 언설과 다양성에 대하여(7.1)
이성시 와세다대학 문학학술원 교수저명한 재일동포 한국사학자인 발표자는 일본어로 된 한국사 개설서를 출판할 계획을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고민하게 된 집필 원칙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민족사의 동질성(일반성)과 다양성(특수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였다. 한국사의 동질성을 강조하는 기존 경향에 대해 "남에서 북에 이르기까지 같은 역사가 있었겠느냐" 고 비판하면서, 풍토와 생업의 양상이 다양하듯이 역사도 다양하다고 지적하였다.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일본의 한국사 연구 경향에 대한 비판적 토론이 있었는데, "일본학계는 탈식민주의에 입각한 문화연구의 필요성을 입버릇처럼 말하면서도, 이를 한국사에 적용한 적이 없다. 일본의 한국사 연구는 식민주의 역사연구 그대로이다. 이를 일본 독자에 이해시켜야 한다." 는 발표자의 지적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의 관점에서 본 역사 화해와 동아시아 안보(7.8)
마이크 모치즈키 죠지 와싱톤대학교수'역사 화해와 안보'의 연계성을 화두로 던졌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냉전시대에는 미국이나 일본 모두, 일본과 그 주변 국가 사이의 역사 화해를 도모할 특별한 동기가 없었다. 그런데 냉전 종식 이후, 소련의 붕괴로 미일 관계의 지정학적 근거가 사라지고, 중국의 부상과 견제 필요성이 강화되고, 불확실한 한반도 정세가 겹치면서 역사와 안보의 상호관계에 변화가 발생하였다. 특히 포괄적인 동북아안보공동체의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화해가 선결되어야 한다. 또한 근래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기억의 전쟁', 아베 총리 시절의 위안부 논란이 미일 관계에서 변화하고 있는 역사-안보의 연계성을 잘 보여주는데, 사실 해결되어 있지 않은 미국과 일본 사이의 역사문제가 해결되어야 미국이 동아시아의 역사화해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의 전쟁과 평화(7.15)
이삼성 한림대 교수최근에 펴낸 저서의 내용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2천년에 걸친 전통시대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정치학적으로 개념화하였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다. 당연히 '조공책봉관계' 가 문제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를 식민주의 질서의 한 형태로서가 아니라 '위계적 안보레짐'으로 개념화하였다. 그 안에 중국과 내륙아시아, 중국과 중화권, 중국과 일본이라는 3개의 관계축이 작동하고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면서, 이들 관계가 전쟁과 평화의 결정구조에서 갖는 이질적 이원성을 개념화하였다. 구체적인 인간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는 역사를 정치학적 개념에 집어넣음으로써 생기는 무리함이 적지 않았으나, 개념화가 사안을 단순화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지적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
※ 수요포럼지상중계는 재단 연구위원 및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열리는 수요포럼의 주요내용을 정리합니다. _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