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중국 저장공상대학교(浙江工商大學校)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이미자(李美子)라고 합니다. 먼저 저를 귀재단의 해외초빙교수로 요청해주신 재단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저희 대학은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항저우(杭州)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항저우는 세계문화 유산에도 등록된 시후(西湖)로 세계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아름다운 국제 관광도시입니다. 저희 대학의 캠퍼스 동쪽에는 바닷물 역류 현상으로 유명한 첸탕강(錢唐江)이 흐르고 있습니다. 저의 연구실에서도 항상 세차게 거슬러 오르는 역류를 바라볼 수 있답니다.
저의 고향은 중국 길림성 화룡시인데 발해의 중경현덕부가 위치했던 곳입니다. 저는 연변대학(延邊大學)에서 발해 유적을 직접 답사할 수 있는 체험을 가지면서 발해 역사를 익히게 되었고, 졸업후 연변역사박물관에 근무하게 되어 발해문물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발해에 대한 인식을 더 깊게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발해에 관한 문헌기록은 아주 적고 또 1980년대까지 발해사 연구 성과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문헌사료에는 발해와의 교류 기록이 많이 남아 있고 또한 일본의 발해사 연구는 만주 침략이라는 제국주의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었기에 20세기 초부터 많은 선행 연구를 남겼습니다. 이러한 선행 연구는 비록 침략의 목적에서 이루어져 문제가 많지만 학술적 의미로 볼때 발해사 연구에 많은 경험들을 제시했다고 봅니다.
1993년에 일본 유학의 기회를 갖게 된 저는 큐슈대학(九州大學) 조선사학연구실에서 발해사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발해가 중국의 지방 소수민족 정권이냐, 아니면 고구려를 계승한 정권이냐 하는 논쟁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는 고향이 발해의 중경현덕부가 위치했던 곳이어서 발해인의 후예로서 발해의 역사를 책임지는 자세, 스스로의 역사를 밝히는 자세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발해는 자신의 역사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은 상황이어서 발해사 연구는 중국의 중원 중심의 입장에서 기록된 중국문헌이나 한국 혹은 일본의 입장에서 간헐적으로 기록된 문헌에 의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동국대학의 윤명철 교수는 "역사란 사실들의 종합이므로 의미나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면 1차적으로 가능한 한 사실을 규명하고 복원해야 환다. 또한 사실의 규명, 확인, 재현이란 것은 정확성을 가장 기본으로 삼고 엄격하게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발해의 역사를 규명하고 복원함에 있어서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문헌의 사실여부를 고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문헌에 담긴 진실을 파악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2002년 즈음에 윤명철 교수님이 큐슈대학에서 강연을 하시면서 중국, 한반도, 일본을 둘러싼 바다에 대해 '동아지중해'라는 모델을 설정하시고 해양사의 시각에서 고구려, 발해의 해양활동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셨습니다. 발해사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는 해양사 시각이 매우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해양사 시점에서 발해사를 바라보기 위한 첫 작업으로 저는 이 방면의 선행연구부터 살펴보았습니다. 일본 자료는 그나마 베이징에 일본학연구중심(日本學硏究中心) 도서관에 10만 권이나 소장되고 있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해양사나 발해사에 관한 자료는 중국의 어느 도서관이나 연구기관에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중국과 한국이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둘러싸고 논쟁이 대립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서로의 자료와 연구성과들을 교류하고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방면에서 동북아역사재단은 고구려ㆍ발해사 관련의 문헌사료로부터 최근의 각국의 연구 성과 들을 망라한 자료 구축이 아주 잘 되고 있어 연구자들에게도 많은 편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구려ㆍ발해 연구에서도 중국과 일본보다 앞서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번에 제가 귀 재단의 해외 학자 초빙으로 방한한 이유는 재단의 이러한 연구성과를 살펴보고 또한 귀재단의 학자분들과 교류를 가지면서 더 넓은 시야에서 발해사를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귀 재단에서의 연구 기회를 이용하여 한국의 발해사 연구 성과를 중국의 학자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중ㆍ한 발해사 연구 교류에 있어서 교량 역활을 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