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중국 옌지(延吉)에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이번 학술회의를 중국 측이 개최하게 된 배경은, 먼저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해야 주변 국가들과 신뢰 효과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둘째로 '위안부' 문제를 통하여 과거 역사의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기억하면서 최근의 동아시아 국제 정치, 정세에서 파생하는 여러 문제에 대응하고자 하였다. 셋째로 '위안부' 문제는 학술적으로 소중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동향과도 밀접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역사 사실을 왜곡하는 일본의 부당한 움직임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남북한, 중국 연구자 모여 연구성과 확인
지금까지 관련 학술회의가 대체로 국제적인 인권차원에서 다국 간 학술회의로 열렸고, 일본의 양심적인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서양의 연구자들도 참가하여 이 같은 역사 현안에 대해 국제 사회가 공유하는 자리였던 것이 보통이다. 이에 반해 이번 학술회의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에게 피해를 당한 국가의 연구자들이 참여하였다는 점이다. '위안부'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한과 중국의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논의를 하였다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냈다는 점이다. 그동안 중국의 연구자들은 이 주제에 대하여 연구는 하지만 국제 학계에서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주장과 견해를 밝히는 데는 소극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중일 사이에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자료조사와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술 측면에서는 역사학과 사회과학 중심으로 진행하여 학제적 연구를 반영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20세기에 당한 피해와 피해자, 피해국이 겪은 고난의 역사를 극복하고 동북아시아의 화해와 신뢰구축을 바라는 회의였다. 그리고 한반도와 중국이라는 지역 차원에서 '위안부' 문제를 논의하는 기회였다. 특히 중국이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냉전과 이데올로기를 넘어 동북아의 역사를 공유하려는 작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하며, 이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게 만들었다.
중국의 체계적인 '위안부' 문제 연구
학술회의의 논의는 매우 진지하였고 구체적이었으며, 수준도 높았다. 중국의 연구자는 일본 정부가 작성한 문건을 중심으로 소개하였는데 먼저 『일본 육군성 일기』를 인용하면서 일본 군부가 '위안부' 제도를 운영하면서 완벽한 구조를 갖추었다고 설명하였다. 둘째로 일본군이 작성한 문헌을 소개하였는데, 지린성(吉林省) 당안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본관동군 헌병대, 화북헌병대, 화중헌병대, 화남헌병대, 자바헌병대 자료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일본 정부와 군부가 성노예제도를 실시한 주체였음을 알려주는 증거이며, 일본군 위안소가 여러 지역에 널리 보편적으로 설치되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위안부'가 노예처럼 강제 연행되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며, 이러한 자료 중에는 가해자인 일본군 병사 출신들의 회고와 진술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학술회의를 통해 필자는 중국이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는 현재 상황은 중일 간 역사논쟁을 보다 철저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중국의 신호라고 느꼈다. 그리고 그동안 중국이 진행한 '위안부' 문제 연구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체계적으로 연구되어 왔음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