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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과 전략
2024년 NAHF 포럼 역사화해의 길-유럽과 아시아의 선택
  • 이병택 재단 국제관계연구소 연구위원

2024NAHF 포럼

역사화해의 길-유럽과 아시아의 선택

 

 

 

역사 화해를 위한 실천적 지혜 모색

 

재단은 지난 12월 8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2024 NAHF 포럼을 개최하였다이번 포럼에서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발생한 역사적 갈등과 해결 방안을 비교사적으로 조명하고 아시아 지역의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한 새 접근법을 논의하였다.

세 돌을 맞이한 이번 NAHF 포럼에는 김민전 국회의원과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참석하여 축사를 통해 포럼의 취지와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박지향 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코로나 팬데믹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그리고 중동 분쟁으로 이어지는 국제정세는 위기라 불릴 수 있다이번 NAHF 포럼을 통해 이러한 국제 환경 속에서 이웃 간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실천적인 지혜를 찾아보기 바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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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HF 포럼의 구성과 내용

 

NAHF 포럼은 제1세션 역사의 교차로: 유럽과 제2세션 역사적 사실과 현실:아시아로 나뉘어 열렸다.

1세션은 에카르트 푹스(Eckhart Fuchs, 라이프니츠 교육미디어연구소), 장진경(케임브리지대), 팔크 핑엘(Falk Pingel, 전 게오르크 에케르트 교과서연구소), 한운석(튀빙겐대)이 발표하였다. 푹스는 유럽의 공동역사교과서가 나오기까지의 긴 역사를 반추하였다. 그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임을 밝히면서 이제 새로운 단계의 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장진경은 영국과의 관계에서 아일랜드가 더블린(Dublin: 아일랜드 공화주의)과 벨페스트(Belfast)로 대표되는 두 가지 감성을 갖게 된 역사를 리뷰했다. 핑엘은 복잡하고 혼란한 과거사를 가진 발칸 나라들의 역사 화해 시도가 정직하고 진지했지만, 성과는 없었다는 점을 회한적 시선으로 토로했다. 끝으로 한운석은 독일인 송환자 이슈를 중심으로 가해자 내러티브를 지우고 피해자 내러티브를 확산시키는 독일의 분위기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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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카르트 폭스(라이프니츠 교육미디어연구소) 발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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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크 핑엘(전 게오르크 에케르트 교과서 연구소) 발표자

 

 

2세션에서 월터 해치(Walter Hatch, 콜비칼리지)는 이웃 나라에 대한 역사 화해 시도에서 독일과 일본의 차이가 생긴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두 나라 간의 차이는 사과의 말이 아니라 행동의 커미트먼트(commitment)에 있었다. 독일에 비해서 일본이 이웃 나라에 협력적 행동을 하지 못했던 것을 해치는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해치의 주장은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 비난을 돌림으로써 일본의 화해 실패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반면에 라운드테이블에서 박인국(고려대)이 지적했듯이, 미국의 영향 아래서도 일본에 지역 협력의 적극적 행위를 요구할 수 있는 논거로 활용될 수도 있다.

아사노 도요미는 전후 한일 양국의 (서로 다른 삶의 이력을 가진 집단들 간의 역사인정 투쟁과 배상금 요구 등) 국민·국가 구성의 복잡성을 중심으로 양국의 국가 정체성 구성의 차이(한국은 인권에 방점을 둔 반면 일본은 성장에 방점을 둠)를 설명했다. 소설 파친코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이란 명대사로 시작한다. 개인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대사는 비단 한국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특히 일본인 송환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응우엔 꽁 뚱(Nguyễn Công Tùng, 상하이 통지대)은 식민지를 경험한 아센안(ASEAN) 회원국들의 독특한 행태를 안보 트라우마의 시각에서 설명했다. 안보 트라우마는 나라의 독립성에 방점을 둠으로써 상대적으로 공동 협력의 커미트먼트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는 주장이다. 남상구 재단 연구정책실장은 한일 관계 60년을 도덕적 정당성과 법적 합법성을 기준으로 역사적 갈등을 설명하면서, 사안에 따라서 두 기준이 서로 충돌하면서 드러내는 복잡한 갈등 양상을 정리했다.

2024 NAHF 포럼은 역사 화해를 향한 유럽과 동북아의 경험을 비교했다. 이웃 나라와의 역사 화해를 위한 노력은 늘 도전적인 과제이지만, 국제정세가 혼란스러울수록 화해의 시도는 더욱 필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까지 역사 화해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던 것처럼 재단은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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