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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Q&A
역사수정주의란?
  • 김민규 홍보교육실 실장

요즈음 인구에 회자하고 있는 역사 용어 중 하나가 바로 수정주의(Revisionism)라고 하는 '요물'이다. 굳이 요물이라 말하는 이유는 그 함의가 여럿이어서 때로는 좋은 의미로 쓰이지만 때로는 부정적으로 쓰여 적잖은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수정주의라는 개념은 마르크스주의에서 '원칙'으로 간주되던 노동자·농민이 주도하는 폭력혁명이나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투쟁 등을 부정하고 중산계급을 중시하거나 의회민주주의의 틀 속에서 복지정책을 중요하게 여기는 쪽으로 '수정'한 것을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철저히 신봉하는 자들이 '수정주의'라 비판하고 배척한 것에서 비롯하였다. 오늘날은 사정이 다르지만, 1960년대 중국(중공)은 미국과 긴장완화를 실현하려던 당시 소련을 수정주의라고 비난했으며, 소련은 수정주의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중국을 '교조주의(dogmatism)'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러한 수정주의 본래의 '교조적' 개념과 다른, '수정된' 의미의 역사학적 개념이 파생하였는데, 그것 역시 '수정주의'로 일컬어지기도 하고 '역사수정주의'라고도 불린다.

아전인수 격으로 역사를 수정•해석하는 것이 문제

'역사수정주의'(Historical Revisionism)란 주로 역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새로 발견한 사료나 기존 자료들의 상호관계 등을 재분석해 역사를 새롭게 구성하고 서술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정설로 굳어진 '역사적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여 그런 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부정하거나, 기존 통설에 수정을 가하려는 것을 통틀어 일컫는다. 이를 앞서 언급한 본래의 수정주의의 뜻과 혼동하지 않기 위해 '역사수정주의'라 구별하여 부른다.

그런데 새로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새로운 사료를 발견하면 그때까지 통용되던 역사상(象)이나 역사해석은 여러 각도에서 재검증되어, 결국 '수정'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우며 응당 그리해야 마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아주 적은 한두 가지 예외를 들어 전체를 부정하는 논리로 역사를 보거나, 자신이나 자국의 형편에 맞는 것만 골라 아전인수로 무리하게 역사를 '수정 해석'하는 것도 역사수정주의라 칭해지면서 혼선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어쩌면 역사학의 숙명이라 할 '바람직한 수정'과 '그렇지 못한 수정'을 같은 용어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자들이 자신들을 '역사수정주의자'로 규정하면서 이 역사 용어에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졌다. 게다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국인 연구자들 사이에서 미국의 제국주의 패권정책을 비판하고 소련의 대외정책을 옹호하는 연구방법과 연구결과를 지칭하는 말로도 '수정주의'를 사용하면서, '역사수정주의'에 대한 이미지는 한층 더 복잡해졌다.

한편 일본의 후소샤나 지유샤가 출판한 역사교과서에 나타나는 착종된 역사인식이나, 최근 아베 정권이 추구하는 일련의 '과거사 다시보기' 등도 '역사수정주의'로 칭해진다. 예컨대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에서 보이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진 바가 없다든가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는 없어 고노담화의 '수정'을 획책한다거나 '전신(戰神)'을 모시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난징대학살'을 부정하거나 축소하여 군국주의 일본이 자행한 제 만행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일련의 과거사 '수정' 담론과 서술행위도 '역사수정주의'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