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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원어민교사 대상 역사체험 심화 교육 역사는 기억되고 남는다
  • 스테파니 파레티 (Stephanie Parretti)

6월 14일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교사 17명과 함께 경기도 광주 소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거처인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 이번 답사에 참여한 원어민교사 스테파니 파레티(Stephanie Parretti)의 답사 후기를 번역하여 싣는다. _편집자 주

저는 사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한국 역사에 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과거 한국에서 일어났던 일에 관한 새롭고 놀라운 사실들을 발견하였는데, 유감스럽게도 그 중에는 슬픈 역사들이 참 많습니다.

약 한 달 전쯤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북아역사재단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외국인들이 '위안부' 피해여성에 관해 배울 수 있도록 무료로 답사를 보내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에 온 후 '위안부' 피해여성이라는 표현을 들어보기는 했지만 그에 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저는 선착순 접수로 운 좋게 이 답사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경기도 이천에 있는 경기도자박물관을 둘러보고 이천 쌀로 지은 점심을 먹은 후 드디어 이번 답사의 최종 목적지인 나눔의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할머니의 목소리로 듣는 증언

박물관에 들어간 우리는 '위안부' 피해자 중 한 분이 강제로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어 겪은 경험들을 증언하는 짧은 영상을 봤습니다. 1941~1945년 태평양 전쟁이 벌어진 동안 일본 군인들은 젊은 한국 여성들을 납치해서 아시아 곳곳으로 실어 날랐습니다. 그 여성들은 도망칠 수도 없이 매일 최대 40명의 남성들에게 고문 같은 강간을 당했습니다. 그 여성들 중 자신이 겪은 바를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분들이 생존해 계실 뿐만 아니라, 일본 군인들이 작성한 기록에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그 곳의 자료들을 보면서 일본 군인들이 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정당하다고 느꼈을 것을 생각하니 정말로 끔찍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데도 일본 정부는 잔혹한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납치해서 강제로 성노예를 만들었던 과거사에 관한 언급을 자국교과서에서 완전히 삭제하려고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나눔의집 방문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만나 담소를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할머니들은 우리에게 여러 이야기들을 기꺼이 해 주셨고 비록 어린 시절 끔찍한 일들을 당했지만 과거를 넘어서서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이나 한국 역사에 대해 더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특히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왜 이렇게 복잡한지 알고자 한다면 경기도 나눔의 집 방문은 필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눔의 집에 계신 할머니들께 시간을 내서 우리와 담소를 나눠주시고 한국 역사를 가르쳐주신 것에 큰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영원히 살아남을 것입니다.